○…김 위원장은 4일 크렘린 외벽에 위치한 ‘무명용사 묘’와 붉은 광장에 위치한 ‘레닌 묘’에 대한 헌화를 시작으로 모스크바 방문 공식 일정을 개시했다. 그는 소련 붕괴 이후 레닌 묘에 헌화한 첫 외국 국가원수가 됐다. 붉은 광장 방문시, 주변 일대는 일반인 출입이 완전 봉쇄되고 인근 건물 옥상에는 러시아 저격수들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일부 러시아 방송기자들만 근접 촬영이 허용됐을 뿐, 나머지 내외신 기자들은 접근이 금지됐다.
김 위원장은 5일 오후 겐나디 셀레즈뇨프(Gennady Seleznev·공산당) 국가두마(하원) 의장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측이 이를 취소했다.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도착했던 모스크바 야로슬라프역은 그의 도착에 앞서 몇 시간 동안 13대의 교외선 운행이 취소되고 4대의 장거리 열차 도착이 지연됐다. 이 때문에 교외 거주 주민과 주말을 맞이하여 다차(주말농장)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약 5만명의 러시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에 자유주의 야당인 야블레코당 소속 세르게이 이바넨코(Sergei Ivanenko) 국가두마 의원은 “이같은 열차 운행 취소 사태로 모스크바에 비상사태가 초래됐으며, (김정일의) 연극과 같은 열차 여행은 스탈린에 관한 낡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과 유사하다”고 비꼬았다.
/ 모스크바=황성준특파원 sjhwang@chosun.com
북, '중대방송'으로 보도
○…북한 방송들은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4일 오후 9시 ‘중대방송’ 형식으로 보도했다. 북한방송들은 김 위원장이 4일과 5일 모스크바에 머물면서 가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환영연회 참석, 레닌 묘 참배 등만을 ‘공식방문’이라고 보도하고,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 김 위원장이 철도를 타고 하산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한 것에 대해선 ‘체류’라고 보도했다.
4일 열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의 확대회담에 북한측에선 김영춘 인민군총참모장, 연형묵 국방위원 겸 자강도당 책임비서, 김국태 당비서, 조창덕 내각 부총리, 정하철 당 선전선동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 김용삼 철도상, 이광호 과학원장, 박의춘 러시아주재 대사 등이 배석했다고 북한방송들이 전했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