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진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라고 뉴욕타임스가 5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역사상 가장 비밀스럽고 이상한 방문을 통해' 김 위원장과 외부세계의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러시아의 외교적 지위를 빛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칩'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 러시아와 대아시아 경제관계를 확대하려는 뚜렷한 목표 사이에 확고하게 위치해 있는 점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매개로 한 한국과의 경제관계 강화에 도움을 얻게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초기부터 한국과의 관계를 개발해 왔으며 푸틴 대통령 역시 한국과의 관계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 등을 비롯한 웅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한국과 경제적으로 연결되고 더 나아가 태평양의 다른 국가와도 경제관계를 맺는 것을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유럽위원회 부위원장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모스크바의 라디오방송 '에코 모스크바'와의 회견에서 '경제적 상황만 놓고볼 때 북한보다는 남한이 러시아의 더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남한이 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남한과의 군사-기술협력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이 신문은 북한이 러시아측으로부터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역확대 ▲군사무기 ▲대미-대한협상에 대한 정신적 지원 등이란 점은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무기판매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국방비가 연 1억달러 밖에 안되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의 대북 무기판매가 이뤄진다해도 소규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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