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여행에 대해 프랑스의 좌파 일간지 르 몽드는 4일 ‘스탈린풍으로 시베리아를 관통한 김정일의 철로 장정’이라고 비꼬았다.

이 신문은 방탄 특수열차를 타고 거대한 비밀에 둘러싸인 채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정일을 가리켜 “스탈린에 관한 옛날 영화의 한 장면”이라는 러시아의 야당 정치인 세르게이 이바넨코의 말을 인용했다. 이 신문은 ‘경애하는 지도자’가 인권운동가들의 항의시위가 열린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러시아의 무기를 구입하더라도 당장 지급할 돈이 없고, 오히려 러시아에 갚아야 할 빚이 55억달러라고 지적하면서, 시베리아의 북한 벌목공들의 노동력 가치가 1년에 5000만달러이므로 그 빚을 다 갚으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앞으로 러시아가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극동 아시아에서 지정학적 게임의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벨기에의 최대 일간지 ‘르 수아르’도 4일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은 희화적인 스탈린주의와 개인 우상숭배가 지배하는 북한의 특성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오늘날 극동에서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그처럼 많은 무장요원을 이끌고 철로를 이용할 인물은 김정일뿐이라고 비판했다.
/파리=박해현특파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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