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4일 크렘린 외벽에 위치한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모스크바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무명용사의 묘는 물론,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를 방문한 국빈으로는 처음으로 붉은 광장에 위치한 레닌 묘에도 헌화했다. 그의 헌화에는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 겸 북-러 정부간 공동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이 아닌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이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헌화를 마친 뒤, 오전 11시(한국시각 오후 4시)부터 크렘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두 정상은 이날 단독 및 확대정상 회담을 하며 회담 후 전략적 안정화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담은 이른바 ’모스크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양국 간 협력분야를 규정하는 의정서에 서명한다.

김 위원장은 앞서 3일 늦은 오후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역(驛)에 도착해 바로 숙소인 크렘린을 찾았다. N-TV는 4일 김 위원장이 최근 몇년동안 크렘린에서 여장을 푼 유일한 외국 수반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 도착 전날 이타르-타스통신 회견에서 북-러간 관계 발전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간 우호관계 발전 전망이 아주 좋다”면서 “21세기에도 이 같은 발전이 양국 정부와 인민들의 공동 노력에 의해 더할나위 없이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5일 모스크바 근교의 지상통제소 및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한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도 이날 다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이틀 동안 조선소 등 업체들을 둘러본 뒤 7일 오후 모스크바로 돌아오며, 다음날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관람한 뒤 오후에 역시특별 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김 위원장의 특별 열차는 귀국 길에 열차에 대한점검 차원의 정차를 제외하고 노보시비르스역(驛)에만 기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하일 카시아노프 총리는 4일부터 2주일 간의 휴가에 들어가는 바람에 김위원장과 회동하지 못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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