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기차로 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여행 아흐레만인 3일 밤 모스크바에 도착,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본격적인 방러 일정에 들어간다.

러시아 정부는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도착을 하루 앞둔 2일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의제는 물론, 의전과 경호 등 전반적인 사항들을 최종 점검하며 만전을 기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유라시안 철도 연결과 한반도 안보 문제가 주 의제가 될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 관리들을 비롯한 양국 전문가들이 말했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들은 두 정상이 회담 말미에 시베리아 종단 철도와 북한 철도를 연결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유라시아 철도 연결은 한국이 유럽에 직접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또다른 주요 의제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문제다.

미국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을 폐기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행하겠다는 주요 이유로 북한의 `잠재적 미사일 위협'을 들었던 만큼, 두 정상이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과 러시아 정부간 합의된 러시아의 대북 경제지원 및 무기판매 등의 사안도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2일 우랄산맥을 통과해 페름역에 잠시 정차, 정비를 받은 후 곧바로 모스크바로 향해 출발했다.

김 위원장과 일행을 태운 기차는 3일 밤 10시(한국시간 4일 오전 3시) 모스크바역에 도착할 예정이나, 푸틴 대통령은 김위원장을 직접 영접하지 않고 대신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를 보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직접 영접을 요구했으나 러시아측은 시간과 경비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정상회담에 앞서 붉은광장에 있는 레닌묘를 방문한다.

러시아는 김 위원장이 5일까지 모스크바에 체류하는 동안 외국원수 경호에 따른 수준 이상의 경호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관리들이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김 위원장을 태운 기차가 도착하는 시간을 전후해 러시아 교외선 열차 운행을 4시간여동안 중단할 방침이어서 퇴근길 모스크바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5일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러시아 우주센터에 들른 뒤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고 7일 모스크바로 다시 돌아와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모스크바 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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