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도 북한을 총회에 초청하기로 하고 미국과 비자 발급 문제에 관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아자이 초프라 IMF 한반도 담당관은 2일 한국특파원단과 만나 '북한 초청 문제가 내부에서 협의되고 있으나 초청장은 발송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고 '북한대표단 비자 발급 문제를 미국측과 협의하고 있으나 아직 아무 반응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은행과 매년 9월 말 합동 연차총회를 개최하는 IMF는 지난해에도 체코의 프라하 총회에 참석하도록 이형철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에게 지난해 9월 초 초청장을 보냈으나 북한은 시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참가를 거부했다.

또다른 IMF 소식통은 'IMF도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올해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초청장을 발송할 방침'이라고 말하고 '한국 정부도 북한의 참여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IMF에 북한 초청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초프라 담당관은 북한 초청의 주 목적은 대화라고 말하고 이 대사에게 초청장이 나가지만 실제 참석자는 이 대사가 지명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18%의 지분으로 IMF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 북한 초청에 동의했으나 당시는 대북 대화에 적극적이었던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고 올 들어 지난 5월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는 미국의 비자 발급이 지연되는 바람에 북한대표단의 참가가 불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ADB 총회는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강경 자세를 견지하며 대북 정책 검토를 한창 진행하던 때이고 지금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6월6일 대북 대화 재개 방침을 밝힌 이후 북한의 반응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시점이라 비자 발급 가능성이 꽤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IMF는 북한을 특별 초대국(special guest) 자격으로 초청할 계획이지만 비자 문제가 해결돼도 실제로 북한이 초청을 수락할 것인가는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는 3년에 한 번씩 미국 이외에서 열리고 나머지 두 번은 IMF와 세계은행의 본부가 있는 워싱턴에서 개최된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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