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을 태우고 모스크바를 향해 달리고 있는 특별 열차에 ‘총알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적어도 4개 발견됐다. 사진은 열차가 1일 시베리아의 옴스크 역에 도착했을 때 러시아측에 의해 촬영된 것을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입수, 공개한 것이다. 이번 러시아 방문 때 총격을 받았다는 정보가 없으므로 이 흔적은 그 전에 생겼던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이를 수선하지 않고 그대로 김정일 특별 열차에 편성해 외국 방문 길에 올랐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워,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커튼이 드리워져 내부를 살필 수 없는 이 객차가 전체 21량 가운데 어느 부분인지, 어떤 사람들이 탄 곳인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지(時事)통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별 방탄열차에 총탄 자국으로 추정되는 10여개의 구멍이 발견됐다고 러시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31일 김정일 위원장이 옴스크를 방문했을 때, 이같은 구멍들이 특별열차 맨 뒤에서 4번째 차량 측면에서 발견됐다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 구멍들은 7.62구경 소총으로 30~50m 떨어진 곳에서 사격했을 때 발생한 총탄 자국과 흡사하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이들 구멍 가운데 한 곳은 백묵으로 메워져 있었는데, 이는 전문가들이 총격 탄도 실험을 할 때 통상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러시아 영토 어디선가 김정일 특별열차의 최소한 한 차량이 총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김정일이 옴스크에서 1박할 때 김정일의 이동 경로에 위치한 모든 가옥의 옥상으로 통하는 입구가 북한측 경호원과 현지 러시아 경찰에 의해 완전 차단되는 등 유례없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전하면서, 이는 북한측이 저격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7.62구경 AKM 자동소총 정도로는 김정일 특별열차의 방탄을 뚫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10m 거리에서 창문에 사격을 가한다 하더라도, 3중막으로 된 방탄유리를 뚫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같은 구멍 발견은 7월 31일 김정일이 옴스크에 도착, 군악대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옴스크 음악 극장’을 향한 뒤 경비가 소홀해진 틈을 타 옴스크 현지 자매사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마스테르’의 TV카메라 기자가 특별열차에 접근, 촬영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 모스크바=황성준특파원 s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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