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을 태운 특별열차는 29일 오전 러시아 부랴트 자치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에 잠시 정차한 뒤, 다시 모스크바를 향한 긴 여행길에 떠났다.

부랴트 자치공화국의 레오니드 포타포프(Leonid Potapov)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환영행사를 갖기 위해 역으로 영접을 나갔으나 김정일 위원장은 특별한 설명 없이 기차에서 내리지 않아 환영행사가 무산됐다.

김정일을 태운 특별열차는 30일쯤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 기관차 교체 및 객차 정비를 위해 약 1시간가량 머무를 예정이지만 1996년 러시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레베드(Alexander Lebed·51) 주지사는 “김정일과 같은 인물을 만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김정일을 영접하러 역에 나가지 않겠다”고 28일 밝혔다.

한편 이타르 타스 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은 8월4~5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할 것”이라고 28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평양발로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틀을 보낼 예정”이라며 “김 위원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조선소들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의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일정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잠수함 조선소가 위치해 있는데,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황성준특파원 sjhw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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