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는 S-300 지대공 미사일, SU-27전투기, T-80 및 T-90 전차, 대공레이더 등 10여종의 러시아제 첨단무기를 북측에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계속해온 결과 최근 일부 무기에 대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정보 소식통은 29일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신형 전투기와 대공 미사일, 대형 함정, 신형 전차, 무인정찰기, 항법시스템 등 10여종의 첨단 무기를 판매해줄 것을 러시아측에 요청했다”며 “최근 양측은 이들 무기 중 일부 품목의 판매협상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의견접근이 이뤄진 품목의 종류와 규모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러시아측은 북한측의 신형무기 판매 요청에 대해 전액 현금 결제를 요구, 협상에 진전이 없었으나, 북한측이 지난 4월 이후 김일철(김일철) 인민무력부장 등 군 고위인사의 러시아 방문 때 일부 무기구매에 대한 현금결제 의사를 밝혀 협상이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북·러 무기구매 협상 진전에 따라 당초 지난 4월로 계획됐다가 연기됐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이번에 실현됐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무기구매 문제가 최종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또 구 소련 해체 후 중단된 러시아 군사위성 및 정찰기 촬영 사진정보의 정기적인 제공과 함께 MIG-29 전투기 조립생산 기술이전 및 기술진 지원, 미사일 및 로켓 부품 판매 등도 러시아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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