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4일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전세계 주요 현안들에 대한 공통 입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29일 밝혔다.

로슈코프 차관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양국 공동성명은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두 지도자가 서명한 성명 내용들을 토대로 작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특히 북-러 양국 관계 개선은 물론 국제적 현안들에 대한 양국 입장을 반영하게 될 것이며, 미국의 미사일방어 계획에 대한 입장도 표명될 전망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또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개발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전략적 안정 문제 논의 과정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작년 7월 평양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이 조건부로 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으나, 이같은 사실은 이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로슈코프 차관은 러시아가 미사일 개발 포기 제안에 관한 북한측의 '공식 확인'을 받아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김 위원장이 이 문제에 대해 그후로 다시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문제는 근본적으로 북한과 미국간의 양자관계에 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슈코프 차관은 '러시아는 북-미 대화가 최근 재개돼 기쁘다'며 '남북한이 원한다면 러시아는 북-미 관계 개선 노력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6일 러시아 방문길에 오르며 북한의 미사일 개발 계획은 '전적으로 평화적인 것'이라고 강조한 뒤 미국이 미사일방어 계획을 통해 세계 지배체제 구축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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