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중대 인사문제와 정책들을 사전에 조율하는 중국의 당, 정, 군 지도부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이번주 개막된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가 15일부터 25일까지 러시아 등 5개국을 국빈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하며, 장 주석은 28-29일 베이다이허에서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방중하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협의한다.

올해 회의의 주요 의제는 4가지로 ▲한반도문제, 중.미관계, 대만문제 등 국제문제와 ▲당.정.군 지도부를 5년만에 최대규모로 교체하는 내년 10월의 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전당대회)의 인사문제, 당헌개정, 장쩌민이론 채택 문제 ▲9월 개최예정인 당 제15기 중앙위원회 제6차전체회의(15기6중전회)에서 통과될 당의 건설과 관련한 의제 마련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각종 대책 수립 등이다.

장 주석이 9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국 방문을 적극 주선할 예정이어서 이번 회의와 장 주석-파월 장관의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논의된다.

장-파월 회담은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10월 중국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중.미 관계가 중국의 올림픽 유치후 보다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원, 국무원 각부 부장과 위원회 주임, 각 성 성장과 자치구 주석, 전인대 상무위원 등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16대에서 새로 선출될 최고 지도부와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원, 중앙위원의 인선과 자격 문제를 협의한다. 회의는 인사방안을 마련해 내년 16대로 넘기지만 구체적인 인사를 확정하지는 않는다.

올해 회의는 최고 지도부가 16대를 1년여 앞두고 권력과 세대 교체 문제를 집중 협의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당은 내년 16대에서 5년만에 당헌을 대폭 개정해 장 총서기의 이론들을 사상 처음으로 당헌에 포함시키고, 민간기업인 등 자산계급의 당 가입 허용을 당헌에 제도화할 예정인데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사전 토의를 벌인다.

'3개 대표' 이론을 중심으로 한 장 총서기의 이론은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를 거쳐 내년 16대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사상. 덩샤오핑(鄧小平)이론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되는데 '3개 대표'는 당이 ▲선진적인 사회생산력의 발전요구를 대표하고 ▲선진문화의 발전 방향을 대표하며 ▲가장 광대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또 WTO 가입이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농촌에 미치는 영향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책들을 마련한다.

쩡페이옌(曾培炎) 국가계획발전위원회 주임은 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하반기 경제 계획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금년에 제10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2001-2005년)이 시작됐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베이징(北京)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무력 위협을 다소 늦추고 대만의 정치, 경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장기적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다이허는 베이징(北京)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수도 부근의 휴양지로 50년대 마오쩌둥 시대부터 지도자들의 회의가 열리기 시작해 전통으로 이러져 내려왔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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