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반세계화 시위 속에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사흘간 진행된 G8 정상회담은 22일 공동성명 발표와 기자회견을 끝으로 폐막됐다.

선진 7개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8개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각 지역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대북한 포용정책 지지 및 2차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 촉구, 중동 유혈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 감시단 파견, 마케도니아의 평화와 안정 지원 등을 발표했다.

G8 정상들은 이날 성명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사일 발사중지 발표를 이행할 것과 안보와 핵비확산, 인도주의와 인권문제 등 국제사회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항에 대해 건설적인 반응을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이같은 문제가 한반도에 있어서 긴장을 감소시키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보다 더 동참시키는 데 필수불가결하다"고 지적했다.

정상들은 또 "우리는 제2의 남북한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루어지고 각료급 접촉도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성명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영구적 평화 확립을 위한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성명은 그동안 여타 유럽국가와는 달리 북한에 강경노선을 취해왔던 조지 W.부시 미 행정부가 보다 부드러운 정책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정상들은 또 에이즈 등 전염성 질병 퇴치를 위한 12억달러의 세계보건기금 창설과 아프리카의 경제개발 지원에 합의했지만, 교토(京都) 기후 협약을 둘러싼 환경 문제에서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의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시위대 1명이 경찰의 발포로 사망하고, 연인원 20만명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내년 G8 회담은 캐나다에서 열리며, 폭력시위 예방을 위해 캐나다 정부는 로키 산맥 속의 휴양지를 회담 장소로 고려 중이다.
/파리=박해현 특파원(hhpark@chosun.com)·제노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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