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 언론의 관심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9일, 정상회담 취재를 위한 프레스센터가 설치되고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는 외신기자들이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속속 도착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 기간 중 프레스센터에는 내외신 기자 1100여명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88올림픽 이후 단일 행사로는 최대 규모의 보도진이 한국에 집중된다”고 말했다.

국정홍보처는 지난달 26일 프레스센터 이용신청을 마감했지만 해외언론사들로부터 문의가 쇄도, 이날까지 신청을 받았다.

이번 회담 취재를 위해 입국할 예정인 외신기자는 26개국 500여명. 이날까지 496명이 전화, E메일 등을 통해 국정홍보처에 ID카드를 신청했다.

해외 유명언론사들은 앞다퉈 기자들을 서울에 파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유에스에이투데이와 영국의 더 타임스, 프랑스 르몽드, 일본의 아사히, 마이니치 등에서 기자들을 급파했다. ABC, BBC, NHK 등의 방송진들도 일제히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인 CNN은 북한을 11차례나 드나든 마이크 치노이 기자와 카메라맨 3명을 급파했다. ABC보도팀은 8일 서울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미국 대사관 취재에 들어갔으며, PD·기자 등 10명의 방송진이 온 BBC는 8일 이산가족들을 만났고, 9일에는 비무장지대(DMZ)로 달려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휴전선 분위기를 스케치했다.

BBC 매튜 프라이 기자는 “BBC는 남북 정상회담을 2000년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지) 존 기팅스 기자는 “남북 정상회담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일주일간 머물면서 회담을 전후한 이야깃거리를 가디언지에 상세히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 서울지국장 오사와 분고씨는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기자 1명이 도쿄에서 파견와 특파원 2명과 함께 취재할 것”이라며, “7월 오키나와 G8회담에서 북의 미사일과 핵(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지 일본 언론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치열한 보도경쟁이 벌어진다. 11일부터 나흘간 프레스센터가 운영될 롯데호텔에서는 이날 한국통신에서 통신시설을 설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프레스센터에서는 회담기간 중 평양에서 합동취재반이 보내온 방송화면, 사진, 기사를 국내외 언론에 제공한다.

이를 위해 프레스센터에는 높이 3m짜리 멀티비전 2대가 세워지고, 기자 2~3인당 1개의 인터넷 전용선이 제공된다. 또 매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양에서 오는 기사를 영어로 번역해 외신기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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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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