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은 8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및 모리 요시로(삼희랑) 일본 총리와 도쿄(동경)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한·미·일 3국과 북한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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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통령과 모리 총리는 특히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적극적 지원의사를 밝히고, 한·미·일 3국간 공조를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정상회의에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토록 하면 큰 기사거리가 될 것”이라고도 말해, 김 위원장의 APEC 참여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오쿠라호텔에서 가진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이야말로 동북아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라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관심사항에 대해 김 대통령이 잘 다루리라 믿는다”고 말해, 미·일의 관심사인 북한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다뤄줄 것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오려면 기본적으로 남북한이 관계개선을 해야 하며, 미·일과도 좋은 관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겠다”고 밝히고,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 당국자간 대화가 상례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모든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 쉬운 것부터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모리 총리는 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은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 대화해 일·북관계를 꼭 정상화하고 싶다는 일본의 강력한 뜻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김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동경=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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