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중인 유성희(柳聖熙·66) 전 대한의사협회장(동서울병원장)이 11일 오전 평양의 호텔 욕실에서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유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호텔 욕실서 쓰러져 의식불명상태에서 인근 친선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시간 뒤인 오전 9시40분쯤 사망했다고 의협이 전했다. 유씨의 사망사실은 동행 취재 중인 KBS취재팀이 이날 오전 의협에 연락해 알려지게 됐다.

남북한은 11일 오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갖고, 유씨 시신 운구(運柩) 절차를 협의했다.연락관 접촉은 우리측의 제의에 의해 이루어졌고, 북측은 유씨의 사망에 ‘조의(弔意)’를 표시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1997년 10월 11일에도 북한 신포 금호지구 경수로건설장에서 조깅 중 사망한 이병철(기흥토건 덤프트럭 운전기사)씨의 시신이 판문점을 통해 운구된 적이 있다.

유씨는 북한의 ‘조선의약협회’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개안(開眼)수술 등 북한 의료지원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표단과 함께 지난 10일 중국을 거쳐 평양에 도착했으며 17일 귀국할 계획이었다.
유씨는 서울의대 출신으로 서울시의사회장을 거쳐 94년부터 작년 1월까지 대한의사협회장을 5년여간 지냈다.
/金仁九기자 ginko@chosun.com
/金東燮기자 ds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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