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으로 북한에서 식량을 팔고 살 수 있는 사설시장인 `농민시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입수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보고서 6월호는 '사설시장(private market)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이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식량가격이 비싸 식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주민들이 곡물을 사기위해 오리나 닭과 같은 가축들을 내다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사설시장 증가지역을 밝히지는 않았다.

보고서가 밝힌 사설시장은 북한에서 `농민시장' 혹은 `장마당'으로 불리며 농민들이 협동농장이 아닌 텃밭 등에서 부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매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 9일 최근 탈북자 증언을 인용, '평양의 농민시장은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제가 심해 쌀, 옥수수 등 농산물이나 개인이 직접 만든 생활필수품 등이 주로 거래되고 있다'며 평양시내에 12개의 농민시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9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하기 시작한 북한의 농민시장이 ▲군 단위 별로 1∼2개 ▲시 단위별로 3∼5개 등으로 북한 전역에 300∼350개가 상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보고서는 이달 10일부터 남한에서 차관형식으로 지원한 식량의 나머지 부분이 주민들에게 하루 150g씩 배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을 추수기까지 식량배급체제를 유지해주는 보리, 밀, 감자와 같은 이모작 작물들의 수확량이 가뭄으로 인해 북한 당국이 예상했던 40만t보다 적은 17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 지역 대부분에서 파종이 끝난 옥수수의 경우 가뭄 피해로 다시 심어야 할 상황이어서 가을 추수기에 곡물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벼의 경우는 관개시설로 가뭄의 영향을 덜 받아 지난 6월말까지 90%의 논에서 모내기를 끝냈으나 관개시설이 미비한 북서부지역의 경우 30%의 논에서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식량농업기구(FAO)와 WFP의 공동 식량공급평가단이 지난 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모작 작물의 작황을 조사하고 2000∼2001년 식량수급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며 이에관한 보고서는 이달 말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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