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는 9일 북미 대화가 곧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사는 한국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실무 차원의 북미 접촉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이러한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했으나 ARF에 앞서 북미 협상이 재개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았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오는 25일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리는 ARF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백남순 북한 외무상도 참석이 유력시되고 있어 지난해 ARF에서 성사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백 외무상간의 북미 외무장관 접촉이 올해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 대사는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남북 대화 7월 중 재개설과 관련, '남북 대화는 북미 관계와 항상 연결돼 있다'고 말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은 남북, 북미, 북일 관계라는 3개 채널이 동시에 진전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위 외교소식통은 그러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선언 1개월을 맞아 '미측 대화 조건 수용 불가'를 주장한 점을 상기시키고 'ARF가 2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임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고위급 북미 회담이 개최될 공산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식통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잭 프리처드 미국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간의 고위급 회담이 조속히 성사되는 게 중요하나 백-파월 접촉이 먼저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고위급 회담이 뒤따르는 모양새가 돼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대사는 우리 정부가 제2차 남북 외무장관 회담을 ARF 회의에 곁들여 하노이에서 개최하자고 북한측에 제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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