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족들이 함께 모은 사랑의 빵이 북한의 결식아동들에게 간다.

부산 동서대 박동순 총장은 오는 20일쯤 5000명의 어린이가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의 밀가루와 제빵 기구 등을 마련해 북한 사리원 지역의 아동보호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측은 9일 『지난 5월부터 대학내에서 일기 시작한 「북녘땅 어린이를 위한 생명의 빵 보내기」 운동이 교직원과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최근 목표를 달성, 이를 북측에 전달하는 마무리작업만 남았다』고 밝혔다.

동서대는 그러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의 말씀을 실천하려는 뜻』이라며 박 총장 등의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동서대 방북단은 통일부로부터 이미 방북허가를 받아 오는 20일부터 열흘간 북한에 머무를 예정이며, 북한 결식아동 돕기 자매결연 행사와 통일시대를 대비한 학술교류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서대의 생명의 빵 나눔 운동은 지난 5월 동서대 뉴스와 홈페이지를 통해 인도주의와 순수한 동포애를 부르짖는 박 총장의 호소문이 실리면서 확산되기 시작해 교수와 직원·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학측은 한 어린이를 기아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빵의 재료비로 월 2600원(연 3만1200원)을 1구좌로 잡고, 1년간 5000명의 어린이를 돕는 5000 구좌갖기 캠페인을 벌여왔다. 1년간 지원하는 총액은 1억5600만원인 셈. 박 총장이 100구좌를 약속했고 교수와 직원들도 3~20구좌씩 든 데 이어 학생과 학부모들사이에도 확산되고 있다.

박 총장은 『작년 북녘땅이 큰 흉작인데다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또 봄엔 극심한 가뭄까지 겹쳐 어린 생명이 아사 상태에 직면하고 있다』며 『한 어린이에게 매일 빵 하나씩을 먹여도 생명을 건져낼 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우기자 yw-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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