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외교활동이 최근들어 매우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은 고위급 대표단의 해외 방문이다.

대외적으로 국가원수직을 맡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11일부터 10일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순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 외무부는 지난 5일 천득령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1일부터 14일까지 김 상임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으며 17일부터 20일까지는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김 상임위원장의 동남아 순방은 리광근 무역상, 강능수 문화상 등 40여명의 고위 관리들이 동행하는 대규모 대표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아직 김 상임위원장의 동남아 순방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지만 그의 이번 방문은 전통적 우호국들인 이들 방문국과의 소원했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경제ㆍ문화 협력 등 친선증진 도모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트남 외무부 대변인도 김 상임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양국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남순 외무상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호주를 방문했다.

북한과 호주는 지난해 5월 25년만에 외교관계를 복원했는데 백 외무상의 호주 방문은 지난해 11월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의 방북에 따른 답방 성격을 띠고 있다.

북한 각료로는 처음 호주를 방문한 백 외무상은 다우너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자국의 정세를 각각 설명한 뒤 한반도를 비롯한 국제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상주 공관 개설에 관한 `공동보도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2001년에, 호주는 2002∼2003년 회계연도에 평양과 시드니에 각각 상주 공관을 개설하게 된다.

백 외무상은 존 하워드 총리와도 만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보내는 인사를 전했다.

또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윤혁 서기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의 `우호 대표단'이 오는 10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일간 체류하게 될 이 대표단의 중국 방문 목적은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ㆍ조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40주년 기념행사(7.11)에 참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하나는 군사분야와 경제협력을 위한 해외 방문이다.

군사분야로서는 박길연 외무성 부상을 수석대표로 한 고위대표단이 지난달 20일부터 3일간 미얀마 양곤을 방문, 킨 마웅 윈 국방차관과 만나 방산협력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대표단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미얀마 정부대표단이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 북한군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밖에 북한 무역대표단과 농업기술대표단도 일본을 방문했다.

북한의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 대표단(단장 정락준 서기장)이 지난달 25일부터 4일까지 일본을 방문, 일본 관계단체와 기술문제를 토의하고 각지 생산설비공장들을 둘러봤다.

이와 함께 윤원순 농업성 부상이 인솔하는 농업기술 교류대표단이 지난달 26일부터 일본에 머물면서 홋카이도(北海道)에서의 감자 재배와 가공에 관한 기술교류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단에는 유룡호 량강도인민위원회 감자생산부장, 강승원 량강도 대홍단군 종합농장 농산부 부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감자재배지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량강도 지역 감자증산에 필요한 기술습득에 목적이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달 하순이후 △쿠바 군사대표단(단장 알바로 미이라 `혁명무력성'(국방부) 차관 겸 참모총장) △나이지리아 의회 상원대표단 △나이지리아 곰베주 정부대표단 △중국 공산당 친선참관단 △중국 국제우호연락회 친선대표단 △러시아 문헌국 대표단 등이 각각 평양을 방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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