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자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지는 한 탈북자의 머나먼 탈출행로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타임지는 최근 새로 서울에 지국을 내고 한국사회뿐 아니라 북한문제에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북한문제에 대한 외신의 직접취재 러시는 새로운 현상으로 꼽을 만하다.

◇ 뉴스위크의 다카야마 기자.

그동안 북한은 언론의 사각지대였다. 기사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언자나 물증 확보의 어려움이 주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고 수십만명까지 추정되는 탈북자들의 존재가 이러한 변명을 더이상 어렵게 만들고 있다.

3월 커버스토리 주 필자의 한 사람이었던 뉴스위크 동경지국의 고참기자 히데코 다카야마(53)씨는 일본에서 북한을 오가는 사람들 덕분에 10여년 전부터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의 비공식적 라인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 대략적인 북한 상황을 살펴볼 기회도 있었다. "일본사람들은 북한의 위협을 단순한 외교적 전략의 하나라고 보고 있으며 실질적인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탈북자에 대한 인권탄압은 실질적인 문제가 아닌가"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우선 북한 정권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를 먼저 이해하고 북한을 고립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하는 그녀는 "언론매체의 임무는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임지는 지금까지 동경에서 한반도 뉴스를 커버해 왔으나 올 초 서울에 지국을 개설했다. 지국장으로 부임한 도널드 매킨타이어 기자는 일본어에 능통한 일본통이다. 그러나 요즘 관심은 역시 한반도에 집중돼 있는 듯하다. 타임 아시아 인터넷판에 매주 "서울 서칭(Seoul Searching)"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타임지는 북한 문제를 깊이 다뤄온 편은 아니었다. "미국판에서 심도있게 다뤄보고 싶었지만 지면사정으로 밀려나곤 했죠."


◇ 타임의 매킨타이어 서울지국장

지난 달 매킨타이어 기자는 중국에 있는 탈북자 문제들을 직접 취재했고, 타임지는 이를 크게 다뤘다. 그는 북한의 인권과 중국 내 탈북자 문제에 대해 직업적이고 냉정한 태도를 중시한다. "우리는 사실을 보도하고 판단은 독자가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중국에 간 이유는 단지 기사거리를 찾기 위해서였으며 실상을 생생히 보고 싶었던 직업적 이유였다고 한다. 기자로서는 소득이 있는 여행이었다.

마침 중국에서는 탈북자 색출이 한창이었고 몽골로 들어가려는 8명의 탈북자를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한국에 가면 결혼을 하겠다는 커플을 만나기도 했다. 그들 대다수가 나중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북한사람들은 누구나 탈북자이며 기아에 허덕인다는 단순한 시각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일반 북한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커서 그는 미국에서 산 북한 관련 가이드북을 읽기도 한다. "북한사람 역시 인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마이카 애들러 기자 myc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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