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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준씨 어머니 제네바 인권이사회에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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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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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양심에 호소하는' 영문 편지.


북한은 작년 10월 16년 만에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B규약)’에 따른 정기 인권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규약의 이행을 관장하는 인권이사회는 오는 19일 제네바에서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를 심의하기로 돼 있다. 이에 즈음하여 중국에서 피랍돼 북한에서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유태준씨의 어머니 안정숙씨가 인권이사회에 호소문을 보냈다. 다음은 ‘세계의 양심을 향해 띄우는 편지’라는 제목의 호소문 요약이다./ 편집자

제 아들 유태준과 저, 그리고 손자 윤호는 모두 북한에서 탈출했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찾아 한국까지 와서 이제는 법적으로 한국 국민이 됐습니다. 그러나 작년 제 아들이 중국에 갔다 실종됐고, 올해는 그가 북한에서 모진 고문 끝에 처형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눈물 속에 세월을 보내다 이제는 눈물도 다 말라버렸습니다.

지난 6월 12일, 북한은 제 아들이 살아있다고, 북한사람들은 들을 수 없는 라디오방송을 통해서 목소리만 바깥으로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결코 제 아들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어머니가 어떻게 자식의 목소리를 모르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어찌 여러분에게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목소리가 말하는 내용도 꾸며낸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국 정부만이 그 이상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내 아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 의견은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더 이상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이 낯선 땅에서 제 아들의 아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2001년 6월 12일 평양방송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결코 제 아들의 것이 아닙니다. 제 아들은 평양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을 보내서 평양 말씨를 갖고 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함흥 말씨를 쓰고 있습니다. 20대에 함흥에서 살았지만 평양 말씨를 못 버려 놀림을 받았는데 어떻게 그가 갑자기 함흥 말씨를 쓸 수 있겠습니까?

방송의 목소리 주인공은 북한을 탈출할 때 제 오빠인 안현교씨의 속임수에 꾀어서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오빠는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돌아가셨습니다. 50년 전에 죽은 오빠가 어떻게 그를 꾀어낼 수 있겠습니까? 방송의 목소리는 또 남한의 정보기관이 자신을 유인했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대한민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후 중국의 톈진항에서 바닷물에 뛰어들어 화물선을 타고 부산으로 밀항했습니다.

북한은 그가 스스로 돌아왔다고 하지만, 그가 어린 아들을 버리고 혼자서 북한으로 돌아갈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 아이가 살던 집, 시민권 등 모든 것을 없애버렸지만 그가 여행을 떠났을 때 쓰던 물건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북한도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납치돼 갔지만 성공적으로 탈출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은 정말 제 아들이 살아있다면 그의 얼굴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제가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말을 걸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만약 정말 제 아들이 죽었다면 북한도 이제는 정직하게 털어놓아야 합니다. 그것이 제 아들의 명예를 찾는 길입니다.


▶ 안정숙:1943년 북한 평양 출생. 김책공업대학을 졸업하고 외국문출판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함남일보 기자를 지냄. 1998년 탈북해 중국에서 숨어지내다가 먼저 한국에 정착한 아들 유태준의 도움으로 2000년 한국으로 들어와 손자를 키우며 서울에서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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