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요가 남북정상회담 이후 다양화와 탈 이념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오양열 예술회관장은 5일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주최로 열린 통일문화정책 포럼 `남북관계 점검과 문화교류 전망'에서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전문 월간지 `조선예술'을 토대로 정상회담 전과 이후의 북한 가요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소재와 주제의 다양화와 함께 탈 이념화 경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상회담 이후 동지애와 도덕성 찬양, 사향가, 사모곡, 냉면 찬가 등 이념성이 배제된 노래들이 적잖이 발표되고 있다며 '자연을 소재로 한 노래에도 이념적 색채를 띠는 문구를 반드시 넣곤하던 과거의 형태가 최근에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 문예정책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를 찬양한 노래가 회담전까지 41.2%에 이르렀으나 회담후에는 24%로 대폭 감소한 것은 괄목할만 한 변화라면서 가요의 주제 역시 수호자ㆍ향도자ㆍ위로자로서의 찬가가 종전 57.1%에서 회담 후 41.6%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연이나 식물 등에 주민의 마음을 의지하는 은유법 형태의 김 총비서 찬양가는 예나 지금이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당과 조국 및 인민군을 소재로 하거나 강성대국을 주제로 한 가요는 남북정상회담 전 30.7%에서 회담후 30%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자력갱생 관련 노래가 4.7%에서 12%로 크게 증가한 점은 '강성대국의 군사적 측면보다는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아직 문화개방에 소극적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예물의 소재와 주제가 다양해지고 사회주의적 내용을 벗어난 작품들이 점차 증가할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연합뉴스 민족뉴스취재본부 최척호 기획위원은 산업 전략적 측면에서 남북영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한국예술연구원 이영미 연구위원은 지난 4월에 있었던 가수 김연자씨의 평양공연이 북한주민들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발표했다.

또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안창모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교수, 김성수 성균관대 동아시아 학술원 교수 등이 음악ㆍ건축ㆍ문학분야에서의 남북교류 가능성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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