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 초청장 갖고온 척다운스 보좌관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방미 문제는 지난 3월 김대중 대통령의 미국 방문 때도 거론됐었고, 김 대통령은 당시 황씨의 신변 보호 문제를 지적했었다.

김 대통령은 미국 방문중이던 지난 3월8일 미 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외교위원장 주최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제시 헬름즈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황잡엽씨 방미를 초청했는데 올 수 없겠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김 대통령은 “신변 보호 문제가 해결되고 본인이 희망한다면 미국방문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황씨의 신변안전 문제는 한·미 양국의 관계당국간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황씨를 초청한 미국 의회가 미 정부와 어떤 수준에서 신변 안전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초청장에는 “당신의 미국 방문기간 중 안전문제에 대해 확신해도 좋다”(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초청장),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확신해도 좋다”(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정책위원회 의장 초청장) 등으로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언급들이 되어 있다. 특히 디펜스 포럼 재단의 초청장에는 이번에 초청장을 갖고 내한한 짐 도란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 보좌관 등이 “‘특별기’(Specific flights)를 준비하는 문제를 당신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신변 보호가 필요한 외빈을 초청할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기를 이용하거나 숙소도 호텔 대신 군 기지 등 보다 안전한 시설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 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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