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곳곳에서 북한 붐이 일고 있다. 북한 관련 서적 출판이 부쩍 늘었고, 백화점들은 경쟁적으로 ‘북한상품전’을 열고 있다.

한 이벤트 회사는 ‘김정일 닮은 사람’을 공개 모집하고, 옥류관 같은 북한 전문 음식점에는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교보문고. ‘정치·사회분야 베스트 셀러’ 코너 한 쪽에 마련된 북한 관련 서적 진열대에 2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현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의 생각읽기’ ‘곁에서 본 김정일’…. 이 서점 판매직원은 “최근 한 두달 새 김정일 인물론에 관한 서적 10여종이 잇따라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북한 관련 책은 잘 안 팔렸는데, 남북정상회담 바람을 타고 매출이 급격히 늘어 2~3주 전부터 하루평균 20여권씩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 북한의 지도자’는 북한 관련 책으로는 처음으로 정치·사회부문 베스트셀러 8위에 올랐다고 교보문고 측은 밝혔다.

북한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일부터 ‘통일기원 북한물산전’을 열어 농수산물, 민예품, 주류 등 40여개 품목을 팔고 있다. 이 백화점의 ‘북한물산전’ 하루 매출은 200만원 이상.

롯데백화점도 9일부터 일주일간 ‘남북정상회담기념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행사기간 중 철조망 커팅식, 남북어린이 그림전, 귀순 인민배우 초청공연 등 11개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8일부터 나흘간 ‘남북물산전’을 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행사장 입구에 판문각을 축소한 장식물을 설치하고 판매원에게는 북한 한복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7일 북한상품전 계획을 확정 발표한다.

김정일의 외모도 상품화되고 있다. 한 벤처회사가 김정일 모습을 캐릭터로 상품화, 이를 인쇄한 머그잔이 시장에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에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총비서와 외모가 가장 비슷한 사람을 찾는 행사’를 오는 11일 갖는다.

음식점에서도 북한 특수는 이어졌다. 전국에 63개 체인을 가지고 있는 북한 음식점 ‘모란각’은 12일부터 사흘간 실향민 1세대에 한해 모든 음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옥류관 등 북한음식점들은 “계절적 요인과 남북정상회담 분위기를 타고 냉면 매상이 2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김민식기자 callin-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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