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사무소에 머물렀던 장길수군 일가 7명이 제3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남측과 UNHCR를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9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장군 일가족은 피난민이 아니라 명백히 `비법 월경자'라며 이번 사건은 '장길수가 반공화국 그림을 그리도록 꾀어내 남한 출판물에 실리게 하고 그들이 송환되면 그 때문에 처형될 수 있다는 망명구실을 만들어 낸데 따르는 조작극'이라고 주장했다고 평양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이것은 장군 일가족이 지난 26일 오전 베이징의 UNHCR 사무소를 방문하고 난민 지위 인정과 한국 망명을 요청한 이후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대변인은 또 남북 화해를 달가워하지 않는 남한의 불순세력과 정보요원들이 불법 월경자들을 남쪽에 끌어다가 음흉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기 위한 책동을 계속해 왔다며 장군 사건 역시 그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특히 '6.15북남공동선언 발표 1주년을 계기로 전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열망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때에 이러한 반북 모략책동으로 찬물을 끼얹는 불순한 처사에 대해 응당한 경계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변인은 이어 UNHCR 사무소가 '자기들의 활동 범위에도 속하지 않는 `비법 월경자' 문제를 불법 처리해 조선반도의 북남 화해 과정에 장애를 조성해 대결을 조장시키고 있는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며 '장군의 가족이 중국 땅을 떠났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들의 최종 목적지가 어딘가를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측도 '조ㆍ중간에는 극소수의 비법 월경자들이 있지만 피난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면서 UNHCR가 '세계 도처에서 확대되고 있는 수백만명의 진짜 피난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돌리지 않고 우리 나라와 관련한 범상한 문제에 대해서만 그 무슨 큰 사건처럼 떠들어 대고 있는 불공정하고 내정불간섭적인 행위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