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미 대사는 27일 대북협상에서는 시간이 주요 변수이며 남북한과 미국은 `모처럼 맞은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양 대사는 군사.안보 전문가 모임인 `동아시아 안보 심포지엄(SEAS)' 주최로 워싱턴 인근의 미군 기지 포트 마이어에서 열린 오찬 연설에서 북한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 이후 벌써 6개월여가 지났다며 '미국의 대화 재개 제의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빠를수록 관련 당사국 모두의 이익이 된다'고 지적했다.

양 대사는 '북한이 주변 국가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과 똑같이 북한도 외부 위협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대북 협상에서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북한이 놀라서 다시 고립주의의 틀 속으로 들어가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 대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난 6일 제의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몇가지 불만을 늘어 놓기는 했지만 협상 용의가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고 분석하고 '북한도 이제는 옛날과 같은 수사나 술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 진지하게 대화와 외교에 매진할 때'라고 충고했다.

양 대사는 20여분에 걸친 연설이 끝난 후 참석자에게서 통일 후 주한 미군의 위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반도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이 마주치는 곳이므로 세력균형 차원에서 계속 주둔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중국은 이른바 4자회담 등 한반도 평화협상에 매우 건설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설회에는 한반도 전문가 이외에도 국무부와 국방부의 전.현직 관리와 현역 군인, 각국 외교관 및 무관 등 70여명이 참석, 한반도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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