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본격적으로 인터넷 시대가 열리게 됐다'

지난 19∼23일 북한을 방문, 조선컴퓨터센터내에 인공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북한측과 합의한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사장은 27일 '3개월 안에 북한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북한이 인터넷을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의 IT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맞게 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일문 일답.

--북한이 인터넷을 도입하기로 한 배경은.

▲기본적으로 IT 산업에 대해 매우 관심이 크다. 북한의 한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IT 강성대국'이 되겠다는 것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분명한 의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부터 줄기차게 인터넷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IT는 창조산업으로 시장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기 때문에 책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북한 당국자들을 설득했다.

--북한에서는 현재 인터넷을 쓰지 않나.

▲북한은 그동안 전화로 중국을 통해 제한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해왔다. 인터넷 전용 인프라는 없다.

--위성을 이용한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 이유는.

▲북한에는 UN의 도움으로 평양 등 주요 도시에 광케이블이 포설돼 있으나 외국과 연결을 한다거나 주요 기관마다 케이블을 연결하기에는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든다. 반면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위성 인터넷은 남한에서도 일부 산간이나 도서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있지 않다. 북한에서는 이러한 방법이 있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은데 내가 제안을 했다.

--남한의 IT 도서를 전달하기로한 목적은.

▲북한은 `리눅스'를 `리낙스'로 `프로그램'을 `프로그람'으로 `랜'(LAN)을 `란'으로 각각 발음하는 등 남북한 간의 IT용어 사용이 달라 문제이다. 남한의 IT 책들을 북한에 보내면 자연히 이러한 IT용어 사용의 차이가 극복될 것이고 또한 같은 기술 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향후 남북한 IT 경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떠한 책들을 보내는가

▲북한은 IT 실용서 뿐만아니라 대학교재와 논문집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책들을 요청했다. 지난 1, 2차 방북때 순안공항에서 몇권의 IT책을 갖고 들어가려다 반입시켜주지 않아 실랑이를 벌였는데 북한이 실로 엄청난 결정을 한 것이다.

--조선컴퓨터센터에 설치하는 PC방은 어떻게 운영되나.

▲비트컴퓨터와 조선컴퓨터센터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북한을 방문하는 남한 사람이나 외국인들이 PC방에서 자유롭게 e-메일을 점검하는 등 업무를 볼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용료는 시간당 미화 50센트 정도를 받기로 했다.

--이번 방북에서 당초 계획했던 북한 IT 참관단의 남한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북한측의 사정에 따라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현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계속해서 노력할 생각이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