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8세기 화가 진재(眞宰) 김윤겸(1711∼1775)의 그림 `사신 바다를 건느다'를 당시 복식과 의례규범을 잘 보여주는 '매우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가진 유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조선미술박물관에 근무하는 강승혜씨는 북한의 무소속 대변지 통일신보 최근호(6.15)에 기고한 글에서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된 조선화 `사신 바다를 건느다'는 18세기 화가 김윤겸이 우리나라 사신 일행의 행차장면을 기록적으로 묘사한 매우 희귀한 미술작품'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윤겸은 진경산수화(鎭景産水畵)풍의 영향을 받아 바다, 바위, 물이 흐르는 계곡 등을 소재로 하는 그림을 많이 그렸으며 `동산계정도(東山溪亭圖), `금강산화첩(金剛山畵帖)', `진경산수화첩(鎭景産水畵帖)', `영남명승기행사경첩(嶺南名勝紀行寫景帖)'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이 작품은 크지 않은 화폭(22.5×31.5㎝)이지만 18세기 통신사(通信使) 일행이 배를 타고 바다를 가르며 전진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면서 작품의 오른쪽 윗부분에 있는 `신행도해선(信行渡海船)' 글귀가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 일행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밝혀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윤겸이 살아있는 동안 3차례(1711, 1748, 1763년)의 통신사 내왕이 있었다면서 1711년은 김윤겸이 태어나던 해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1748년 또는 1763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몰골기법으로 그려진 이 작품에 나타난 배와 승선한 인물들이 사실적이라면서 '매개 인물들의 직분에 따르는 각이한 차림새와 변화있는 동작을 통해 통신사 일행의 생활 일단을 생동하게 보여 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출렁이는 물결이 생략됐으나 '바람에 나붓기는 깃발, 노 젖는 사공들의 움직임만으로도 출렁이는 물결 위로 바닷바람을 가르며 나가는 배의 운동감이 느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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