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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수가족' 난민 인정 쉽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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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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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수군 가족 7명이 베이징의 UNHCR 사무소에 들어간 것은 중국 정부로서는 가장 바라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탈북자를 국제법상의 ‘난민(refugee)’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탈북자를 중국 법률인 ‘국경관리조례’를 어긴 범법자로 간주, 체포해 북한으로 송환해왔다.

그러나 이번 장길수군 가족이 들어간 UNHCR 베이징사무소 공간은 국제법상 중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배타적 치외법권 공간이다. 따라서 장길수군 가족이 이 공간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중국 정부로서는 경찰력을 들여보내 체포나 연행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정부로서는 그렇다고 장길수군 가족이 UNHCR의 배려로 한국으로 가게 되고, 그것이 선례가 되어 앞으로 탈북자들이 베이징 UNHCR사무소로 진입해서 잇달아 한국이나 희망하는 제3국으로 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방치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방치할 경우 북한 외교당국의 항의를 받게될 뿐 아니라, 중국 내의 다른 소수민족이나 정치적으로 박해받는 중국인들이 이 통로를 이용하여 출국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로서는 UNHCR측과 교섭을 통해 ‘장길수군 가족은 국제법상의 난민이 아니라 중국의 법률을 어긴 범법자’라는 점을 강조, 중국 당국에 넘겨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는 한편 ‘장길수군 가족문제는 중국과 UNHCR, 중국과 북한의 문제이지 중국과 한국 사이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 한국이 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1997년의 황장엽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의 한국영사부 귀순사건 때처럼 한국 당국과 비공개적으로 접촉하고 협력할지는 전적으로 우리 정부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UNHCR 베이징 사무소가 장길수군 가족을 한국으로 보내주도록 선처할 경우,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장길수군 가족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해야하는 ‘불유쾌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그러나 UNHCR 베이징사무소도 주재국 정부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장길수군 가족을 난민으로 간주, 희망하는 국가로 보내주는 방향으로 무리하게 처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제사회와 유엔에서 갈수록 발언권이 커져가는 중국 정부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는 없는 처지다. UNHCR 베이징 사무소는 최근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UNHCR는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수차례 해왔으므로, 장길수군 가족을 사무소밖으로 내보내 중국경찰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 정치적 박해를 받게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와 UNHCR, 북한, 한국 등이 이 사건 처리를 위해 상당기간이 걸릴 막후 교섭에 들어갈 전망이며, 따라서 사건은 일단 장기화를 통해 해법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승준전문기자 sj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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