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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절차무시한 협력기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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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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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사업추진으로 자본잠식상태에 이른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남북협력기금 지원과 금융여신을 동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관광공사의 금강산사업 합작 자체가 갖는 몇 가지 문제들을 이미 지적했지만 이번의 협력기금 지원요청도 몇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음을 외면할 수 없다.

우선 공사에 대한 협력기금 지원은 기금 법규정이나 설립취지와 상충된다. 남북협력기금은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기금의 우선지원 대상으로 ‘중소기업자’를 명시하고 있고, 30대 대규모 기업집단과 자기자본 완전 잠식기업을 제외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30대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설득력이 없는 형식논리일 뿐이다.

또 남북협력기금 지원은 절차상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육로관광’이라는 새로운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측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육로관광을 실현하기 위한 당국자 회담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먼저 자금부터 내놓겠다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오히려 현대가 지급하지 못한 관광대가금 2200만달러를 6월 말까지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김정일 답방 약속을 끌어내기 위한 ‘당근’용으로 더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토록 절박하게 서두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낼 뿐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교류에서 획기적인 의미를 지닌 사업이지만 언제까지나 ‘대북사업의 특수성’이나 ‘상징적 의미’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는 수익성에 입각해 명실상부한 ‘관광사업’으로 정상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측보다 외화획득의 필요성이 절박한 북한측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정상이다.

북측의 ‘시혜’와 남측의 ‘사례’ 지불이라는 형식이 유지되는 한 금강산 사업의 ‘운명’은 ‘육로관광’ 이후에도 별로 나아질 것이 없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둘러싼 현재의 교착상태는 조속히 타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관광사업’에 대한 북측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 이후 적법 절차와 국회동의를 거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거나 은행들의 대출이 이루어지는 것이 이치에 맞을 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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