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 미·중 외교관계 수립의 주역이었던 그는 이날 한화그룹 주도로 발족된 한·미교류협회 이사회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중국과의 교섭에서는 항상 상호주의를 적용했으며 단계별로 추진했다”고 말하고 “미·북 협상도 양측이 서로 조치를 취하며 단계별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협상은 일방적이 아닌 쌍방적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 대북협상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으나 이제는 북한이 응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협상은 매우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워싱턴을 거쳐 서울로 가는 게 아니라 서울을 거쳐야 워싱턴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설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미국이 맡고 재래식 군사력 문제는 한국이 맡는 대북협상 역할 분담론에 대해서는 “50년간 계속된 한·미 관계에서 이것과 저것을 나누기는 어려운 일”이라며,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 휴전선에 배치된 전력의 감축 협상을 남북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