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슈뢰더 독일 총리는 1일 베를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정부 지지에는 합의했으나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계획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슈뢰더 총리는 2시간동안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사람은 미국과 독일이 러시아와의 안정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는데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NMD 추진으로 또다른 군비경쟁을 야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슈뢰더는 “어떠한 방위계획도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샌디 버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개정안의 범위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한적인 미사일방위체제가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클린턴 미 행정부는 북한·이라크 등 이른바 ‘불량국가’의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NMD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들은 반대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NMD 계획이 지난 72년 미국과 소련간에 체결된 ABM 협정에 위배된다면서, 이를 강행할 경우 러시아·중국과의 갈등 조성과 새로운 군비경쟁 유발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3일 모스크바를 방문, 지난달 취임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하게 되는데, NMD 구축과 ABM협정 개정도 주요 의제중 하나이다.

/이용순기자 ysrhee@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