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11월 중국·러시아 국경에서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됐다가, 그해 12월 30일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강제송환됐던 7명의 탈북자 중 한 명인 김운철(가명)씨가 지난 4월 9일 북한을 다시 탈출, 현재 제3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 1999년11월4일 북한을 탈출했던 북한 주민 7명은 한국 정부의 소극적 대응과 중국, 러시아 정부의 '비인도적이고 이중적 조치'로 70일 만에 북한 땅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들은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다음날인 11월12일 국경수비대 막사에서 연해주 TV방송 기자에게 '(북조선으로) 돌아가면 죽습니다'라고 절규했다. 사진은 탈북했던 북한 주민들의 모습.

김씨는 지난 5월 중국에서 가진 월간조선(月刊朝鮮)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탈북자 6명과 함께 99년 12월 30일 오전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의해 중국 훈춘으로 추방됐으며, 중국측에 의해 이날 오후 북한 새별군으로 강제 송환됐다”며 “새별군 보위부에서 잠시 조사를 받은 뒤, 그날 바로 청진보위부 감옥에서 8개월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씨는 청진보위부에서 심하게 조사를 받고 지난해 8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고향인 무산으로 돌아가 요양 중, 올해 4월 9일 다시 탈출해 떠돌아 다니다 한국과 일본 등의 구호단체 도움으로 지난 6월초 제3국으로 들어갔다.

김씨는 청진보위부 조사에 대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했다”며 “처음 들어갈 때 48㎏이었던 몸무게가 병보석으로 나올 때 28㎏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른 6명에 대해 “모두 새별군 보위부에서 헤어져 생사를 알 수 없으며, 단지 호영일(가명)씨만 청진보위부 감옥에 있을 때 잠시 마주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체구가 작아 99년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체포 당시 나이를 13세로 속였으나 실제로는 21세였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dhkim@chosun.com
/김인구 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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