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주에 국가군사전략의 핵심 기획문건인 ‘조인트 비전 2020’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선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을 21세기 미국에 ‘필적할 경쟁자’로 인정, 전략의 중심을 유럽으로부터 아시아로 이동해야 한다는 구상을 이 문건은 담았다고 했다.

이 문건은 97년에 발표된 ‘4년차 종합국방검토서(QDR)’의 하위문건이다. ‘4년차 종합국방검토서’는 1997~2015년 기간 중 미국 방위소요의 기본적 총괄적 검토로서 국방성 산하의 모든 기관에 새로운 임무, 목표를 부여하기 위해 작성됐다.

이 문건은 2020년을 목표연도로 상정한 합참수준의 합동전략 구상이라 볼 수 있다. 이 문건은 국방부의 종합국방 검토서에서 평가한 미래의 안보위협과 안보목표를 전체로 합참차원의 전략과 전력소요에 관련된 구상을 제시한다.

‘종합국방검토서’는 향후 20년간 미국은 세계적 규모의 정치, 군사적 관여정책을 지속하며 이를 위한 3대 전략기조로 국제공약의 유지, 외교적 리더십, 군사적 우세의 유지를 꼽았다. 문건은 이 가운데 군사적 우세의 유지를 위한 기획과 관련된다. 미군은 유럽에서와는 달리 아시아에서 지금껏 누리는 군사우세를 중국에 의해 도전받게 된다.

최근 랜드연구소를 비롯한 미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에 의하면 종합국력의 발전속도로 볼 때 2020년까지는 중국과 미국의 국력이 비슷해지고, 독일·일본의 국력이 상대적으로 증대, 미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위협받게 된다. 만약 일초(미국) 다강체제가 5강체제로 전환된다면 중국은 기존의 국제질서에 대해 지금까지 지속해온 ‘적응과 반응’이라는 외교행위에서 벗어나 자국의 이익이나 입장을 ‘주도, 관철’하려는 행위로 전환한다.

이점에서 이 문건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아·태지역에서 2020년까지 미국의 군사적 우세에 도전할 수 있는 중국의 군사현대화 추세를 평가, 미군의 취약성을 보완하려는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 최근 미국의 주요 국책연구기관들이 평가한 2020년까지 중국의 군사현대화가 아·태지역의 군사력 균형, 특히 미국의 군사우세에 도전하는 요인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째, 현대화된 중국의 지상과 수중발사 탄도미사일은 한국과 일본 및 괌에 배치한 미군의 주요 항공자산의 안전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며, 미국의 항공우세에 대한 끈질긴 도전요인이다.

둘째, 중국의 우주이용 능력은 이미 걸프전의 ‘사막의 폭풍’ 작전 당시의 미국수준에 도달, 미국의 우주자산의 보호비용을 증대시킬 처지에 와있다.

셋째, 냉전시 구소련과 북한에 대한 대응중심의 미국의 기지태세를 대만과 남중국해 중심으로 보강이나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넷째, 중국의 미국전략 핵무기 우세에 대한 도전으로 핵위협에 의한 대중 억지효과의 감소. 다섯째, 아·태지역 분쟁시 미군의 전개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90년대 동아시아 지역에서 작전 중인 미 항모전단이 위협받지 않았던 장점이 사라진다. 기존의 기지태세의 지속적 유지와 동남아 국가들과의 기지이용을 위한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이 문건의 구상이 전력화되기 위해 각 사업은 5개년 국방계획에 포함되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에게 이 문건이 주는 의미는 우리 군의 현대화의 필요성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미래지향적 한·미 군사협력 방안, 주변국과의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의 강화와 동아시아의 군비경쟁을 억제시킬 역내국가 협의체를 필요로 하고 있는 점이라고 하겠다.

/ 황 병 무 국방대교수·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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