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1일 '가을에 북한을 방문하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석은 이날 집무실인 베이징 시내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 총리로부터 `(북한을 방문하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약속대로 서울을 빨리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주석은 또 '한반도 문제는 역사적 상황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 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최근 미국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언급, '한반도에서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남북대화나 한반도 정세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중국은 20세기에 일본군국주의의 치욕을 공동으로 경험했다'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에 대해서는 아시아의 정의감을 가진 인민들이 반드시 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작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위해 노력키로 합의한 만큼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고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미북관계도 진전이 있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는 10월 상하이(上海) APEC(아태경제공동체) 정상회의 개최시 양국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내년 11월 퇴임 이전에 한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이 총리는 상하이로 이동, 쉬쾅디(徐匡迪) 시장과 만나 만찬을 함께 하면서 정보기술(IT) 분야 협력, 한국관광공사 지사 개설, 한국계 은행의 위앤(元) 화 업무허용, 문화.예술분야 교류.협력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첨단기술단지인 중관춘(中關村)을 시찰했으며 22일 오후 귀국한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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