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3년 해군어린이합창단원들이 전문음악인들로 구성된 해군 정훈음악대원들과 함께 '주한유엔군 위문연주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 용사들과 야전병원의 환자들을 위문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고사리 손들이 온몸으로 불렀던 노래를 담은 음반이 47년 만에 발굴됐다.

이 음반의 주인공은 지난 51년 4월 7~12세의 어린이 25명으로 구성됐던 해군 어린이음악대원. 해양소년단 고문인 최영섭(해사 3기)씨가 지난 19일 해군에 음반을 기증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지난 54년 미국 우라니아(URANIA)사에서 제작된 음반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도 수록돼 있다. 어린이 동요연구회장인 안병휘씨는 이 노래가 담긴 첫 음반이라고 고증했다.

해군 어린이음악대는 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란했던 YMCA 소속 어린이들이 주축이 됐으며, 해군 정훈감실에 배속돼 활동했다. 이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의 작곡자인 안병원(현 캐나다 거주)씨의 지휘로 유엔군과 야전병원 환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을 가졌다. 방한한 외국 귀빈들의 환영연주에도 참가, 한국 민요와 동요, 외국동요 등을 불러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은 미군과 미국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도록 미국 순회공연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1953년 미국 상원 공연 때는 당시 닉슨 상원의장이 『외국 합창단이 회의 중인 미국 상원을 무대로 이렇게 아름다운 합창을 들려준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며,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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