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현대아산과 함께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 이르면 20일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정부의 한 관계자가 19일 밝혔다.

관광공사는 관광이 활성화될 때까지 사업 추진비로 800억~9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남북협력기금을 비롯한 정부 기금에서 지원받을 계획이다. 관광공사는 은행 대출이나 기금에서 지원받은 자금으로, 우선 이달 말까지 현대아산의 북한 내 자산인 온정각과 온천장 주변 편의시설을 매입해, 현대가 이 돈으로 북한측에 지불키로 한 2200만달러(290여억원)를 내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인 관광공사가 이 같은 형식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을 떠맡는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권철현(권철현) 대변인은 “엄청난 적자가 나는 금강산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몰리자 드디어 정부가 개입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북 관련 개인 사업이 적자가 나면 국민세금으로 지원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경제는 경제논리에 맡긴다고 하던 정부가 이처럼 나서는 것을 보면, 김정일 답방을 위한 모든 손짓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금강산 지역의 상점과 면세점 운영, 관광홍보 등을 맡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개성과 묘향산 관광 등에도 참여할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강산 관광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 현대백화점이 관광객 모집과 호텔운영, 금강고려화학이 골프장 건설과 운영, 한화그룹이 콘도 건설과 운영, 마카오의 STDM이 카지노 사업참여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 선우정기자 jsunw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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