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6월 김대중 대통령을 환영하는 평양 순안공항 행사에서 인민군 명예위병대(의장대)의 행진곡으로 연주됐던 `용진가'가 전북 전주시 신흥고등학교 교가와 같은 사실을 흥미롭게 보도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6.6)는 텔레비전으로 김 대통령의 평양도착 장면을 지켜보던 전주 신흥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교가와 곡이 같은 `유격대 행진곡'을 듣고 일제히 환성을 지르며 따라 불렀다'고 전했다.

'용진가'는 1910년대 만주에서 활약하던 독립군의 대표적인 군가이지만 북한에서는 이 노래가 김일성 주석의 항일빨치산들이 부르던 혁명가요 `유격대행진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두 노래는 곡조만 같을 뿐 가사는 많이 다르며 이 가운데 `유격대 행진곡'은 현재 북한의 모든 행사에서 행진곡으로 연주되고 있다.

신문은 '원래 신흥고등학교에는 일제식민통치 때 독립군과 연계된 평양숭실중학교 출신 교원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당시 독립운동 내부에서 불리던 이 노래의 곡에 가사를 붙여 교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1900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회에 의해 설립된 전주 신흥고에서는 `용진가'가 창작됐던 비슷한 시기에 노랫말만 바꿔 교가로 불려지기 시작,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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