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이달 초 북한과 육로관광 조기 개설 2개월내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 대북 지불금 지급방식 변경 등 금강산 관광 활성화 방안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대가 미납금 지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은 합의서 이행의 전제 조건으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지불하지 못한 관광대가 미납금을 이달말까지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관광대가 미납금은 당초 합의한 월 1200만달러를 기준하면 4600만달러이나, 북한이 절반으로 낮추는 데 합의해 2200만달러이다. 6월분까지 합치면 2800만달러.

그러나 자본잠식(부채가 자본을 초과) 상태에 빠진 현대아산은 자력으로는 한푼도 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가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이용해 도와주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야당측이 “국민 세금을 특정 기업 지원에 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현대와 북한간의 협상이 진행될 때만 해도, 정부는 빠른 협상 타결을 위해 ‘남북협력기금’ 지원을 보장했으나, 정작 상황이 닥치자 ‘퍼주기식 대북 지원’이란 비판적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에 직접 주는 방안보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런저런 방안이 여의치 않아 국내외 대기업이 참여하는 금강산 사업 컨소시엄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의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도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컨소시엄 구성이 늦어질 경우, 미납금 지불이 이달을 넘길 수도 있다고 말하지만, 당국간 대화와 맞물려 있는 문제라, 막판에 협력기금을 현대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 관광사업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3월까지 금강산 관광객은 2만44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0%대로 줄어 들었고, 이어 4~5월에는 30%대로, 이달 들어서는 20%대로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다음달부터는 금강산 관광에 설봉호 한 척만을 투입할 예정이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납금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면 ‘최후의 한 척’마저 철수시켜야 할 판이다. / 송의달기자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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