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따른 군의 대응 수위를 비롯 작전예규 재검토 방침 등이 정치권에서 집중 성토되자 군당국은 상당히 곤혹스런 표정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18일 '북한상선의 북방한계선 침범에 대한 군의 작전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국가안보 일선에 있는 군은 어느 계층 보다 안보의식이 두텁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북한상선의 NLL 침범에 따른 군의 작전 수위와 NLL 작전예규 보완, 북한상선과 우리 해군 함정 및 해경정간 통신교신록 유출 경위 조사 등을 놓고 정치권이 논란을 빚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군사Ⅲ급 기밀로 분류된 통신교신록 유출을 놓고 국군기무사령부가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 보좌관 오승재(吳承宰.41)씨를 소환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군내부에서는 대대적인 후속 보안감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기무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기를 정할 수 없지만 군내 보안의식을 재점검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해 이같은 소문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그러나 군당국은 보좌관 오씨에게 출두 조사요구서를 발송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무사는 조사요구서를 이날 발송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치권의 변화를 더 두고 보자는 내부 신중론도 적지않다는 후문이다.

기무사 고위 관계자는 '(통신교신록 유출 문제가)불필요하게 정치 쟁점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면서 '당사자가 조사에 적극 협조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무사가 이같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상선 NLL 침범 문제에 따른 파장이 정치적으로 비화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감이 그대로 배여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함이 아닌 북한상선의 영해침범에 대응하는 기관은 엄밀히 해양경찰청인데도 군이 적극 나서 대응했고, 나름대로 이번 작전의 미진함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마당에 정치권이 뒤흔드는 것은 섣부른 처사라는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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