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차림의 북한 공안요원들이 지난 달 주일을 택해 중국 지린(吉林)성 성도 옌지(延吉)의 한 조선족 교회를 급습, 어린이들을 포함한 탈북자들을 대거 검거해 송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7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 공안요원들이 예배중인 교회에 난입해 탈북자들을 체포, 연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수 어린이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강력히 저항했다고 전하고 탈북자 대부분이 노동 교화소로 보내지는 등 엄벌을 받은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체포된 '한 줌의 어린이들'이 두만강의 북한 및 중국지역에서 공안요원과 '전투적인 선교사들'간에 벌어져 온 '비밀 전쟁'의 결과라고 논평했다.

북한에서는 기아 상황이 심각해지는데다 김일성 전 주석의 우상화에 염증을 느끼는 주민들이 지하교회로 몰려들고 있으며 북한당국은 이들을 날로 증대되는 저항운동의 중심으로 지목, 탄압을 강화해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올해 기독교도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벌여 검거된 기독교인과 가족들을 처형 또는 구속시키는 등 지하교회들에 대한 탄압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인들은 탈북자들을 통해 지하교회 활동이나 당국의 탄압 소식을 외부에 전하고 있다.

편지들에 따르면 '김정일(국방위원장)이 군을 동원, 가가호호 수색을 실시'하는 등 지하교회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으며 수색 도중 성경책이 적발되면 외국과 연계된 스파이로 몰려 자칫 처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청진시 당국은 비밀 예배 도중 체포된 남자 11명을 본보기로 공개처형시키고 여자와 어린이들은 노동 교화소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주로 적발되는 신도들이 비밀 예배 경험이 부족한 초신자나 죽음을 불사하고 종교적 신념을 감추지 않는 신도들이라고 전하고 이들은 탈북자들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편지에서 '고통스런 삶은 유한하며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천국에 우리들의 처소를 마련해주셨다'는 식으로 대담한 신앙고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45년 독일의 가톨릭 작가 앤드류 수사(修士)가 설립한 선교단체 '오픈 도어즈'는 94년 이후 북한에 540개의 지하교회가 설립돼 성경책 수십만권이 밀반입됐으며 지하교인수는 적어도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만강 중국 지역의 외국 선교사들은 연간 약 30만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을 집중 전도해왔으며 북한 당국은 이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검거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신문은 덧붙였다./홍콩=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