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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처형 유태준’ 어머니 분노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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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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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부는 아무 말이 없나”


북한서 처형당한 것으로 보도된 탈북자 유태준씨의 어머니 안정숙씨는 요즘 아들이 ‘살아났다 죽었다’ 하는 통에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다.

아들의 처형 소식을 들은 것이 지난 3월, 그러다 3개월이 흐른 지난 12일 불쑥 평양 라디오방송이 아들의 육성 기자회견을 보도했다고 해서 “살아 있었구나” 싶었다. 그러나 방송테이프를 구해 들어보니 단박에 아들의 목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튿날 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내 아들 목소리가 아니다”고 절규했지만 웬일인지 언론에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고 정부도 아무 말이 없다.

안씨 뿐만 아니라 유태준씨와 한국에서 가까이 지냈던 탈북자들도 한결같이 “이건 유태준의 목소리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당국이 기자회견까지 조작하는 걸로 봐서 아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씨는 마지막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북한이 아들의 모습을 TV로 보여주어야만 살아있다고 믿겠습니다. 그리고 제발 한국 정부가 좀 나서 주세요.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살아있다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죽었다면 어떻게 죽었는지, 그것 알아보는 게 그렇게도 힘든가요? 북한에 물어보기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북한이 긴 침묵 끝에 느닷없이 의문의 기자회견을 내보낸 것은 유태준 사건에 대한 외국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국제인권단체들이 이슈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방어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유태준 진상규명을위한 시민연대(대표 이서목사)’가 구성돼 있다.

유태준씨는 98년 12월 한국에 들어왔고 1년 후 어머니 안씨도 다른 아들과 함께 탈북해 서울에 살고 있다. 모두 우리 국적을 취득했음은 물론이다.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다. 우리 국민이 납치돼 처형당한 사실이 알려지고, 북한은 ‘살아있음’을 주장하는 형국인데도 정부당국은 아무 말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가족들이 조용히 있어주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안씨는 분노를 넘어 서글픔을 느낀다고 했다.

“평양방송의 기자회견 내용은 목소리가 아들이 아님은 물론 내용도 대부분 조작된 것이고 틀린 내용도 많았습니다. 태준이를 북한에서 유인해 냈다고 한 외삼촌 안행교씨는 나의 유일한 오빠로 이미 6.25때 사망하고 이름만 호적에 남아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자칭 "유태준’이 어머니와 동생에 대해 갖은 욕설을 쏟아 부은 데 대해 안씨는 “북한 정권은 아들이 어머니를 향해 무지막지한 욕을 하면 세상이 비웃는다는 것조차 모릅니다. 그들이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올 것을 진심으로 바랍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호소와 언론 보도만으로는 유태준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는 힘겨워 보인다. 이제 정말 정부가 나설 차례가 아닌가. 정부가 나서지 못할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라도 밝혀야 할 것이다. /김미영기자miyo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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