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4명이 6.25전쟁 발발년도를 맞추지 못했으며, 남.북한의 통일에도 반대하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역사 교육 전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5일 밝혀졌다.

학생들은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많았으며, 정상회담 성사와 남북화해 분위기는 남.북 지도자의 역할보다는 국제관계나 국민들의 의식 변화가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틴 뉴스 매거진' 「포브틴」이 지난 5월 10-16일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239명을 대상으로 '남북관계와 통일'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5는 언제 일어났을까요?'라는 물음에 '1950년'이라고 정답을 말한 학생은 58%였고, 나머지 42%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남북한의 통일에 대해서는 찬성이 45%, 반대가 40%였으며 나머지 15%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 한 세대 전만해도 필연으로 받아들여지던 통일 문제가 선택의 문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통일에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일을 통해 세계 강국이 될 수 있다'가 43%로 가장 많았고, 한 민족이기 때문(37%),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9%) 순으로 나타나 민족동질성 회복보다는 실리를 더욱 중시하는 청소년 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했다.

이같은 실리중시 가치관은 통일을 반대하는 이유에도 그대로 적용이 돼, '남한의 경제적 손실'이 통일반대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통일에 대한 생각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도 편차가 커 동일세대라 하더라도 각개인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입장으로 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학생의 경우, 통일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56%로 여학생의 반대 의견(52%)보다 높았으며, 남학생들이 통일찬성 이유로 '한 민족'이라는 것과 '군대를 안가도 된다'는 것을 꼽은 반면, 통일을 반대하는 여학생들은 '경제적 손실'과 '불편함'을 들었다.

연령별로는 중학생의 46%가 통일에 반대했고, 고등학생의 51%가 찬성해 나이가 어릴수록 남북한을 한 민족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과 우리는 어떤 관계일까?'라는 질문에도 '한 민족 우리나라'라는 답변은 36%에 지나지 않고, '한 민족 다른나라'라는 답변이 51%나 됐으며, '미국.일본과 같은 외국'이라는 답변도 12%나 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52%로 많긴 했으나, '반대한다' 18%, '6.25에 대한 사과 먼저' 17%로, 현 상태로는 답방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총 35%나 됐다.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화해 분위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제 관계나 국민들의 의식 등 변화'가 51%로 가장 많았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이라는 답변은 5%에 지나지 않았다.

현장에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한 포브틴 편집팀의 김선희(24) 기자는 '통일 문제를 조사하면서 많은 학생들로부터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는 말을 듣고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북한은 너무도 먼 나라가 돼버린 느낌이 들었다'며 '우리의 역사나, 민족, 문화를 다양한 가치관의 측면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통일교육이 요구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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