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방송에 유태준씨가 기자회견을 한 내용이 보도됐는데.

▲북한 라디오 방송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구해서 들어봤는데 내 아들 목소리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 자체도 날조된 것이었다. 도저히 내 아들이 말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다.

-- 목소리가 다르다는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내 아들은 평소 웅글고 석쉰 목소리였는데 평양방송에 나온 사람의 목소리는 맑았다. 또 음색은 녹음을 하는 과정에서 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억양이나 말투, 고저 등 여러가지 점에서 내 아들 목소리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태준이는 평소 내성적이어서 방송에 나온 목소리와는 달리 말을 조용히 할 뿐만 아니라 유창하게 말할 줄 모르는데 인데 이렇게 말했을리도 없다.

-- 며느리 목소리는 어떤가.

▲며느리 역시 웅글고 석쉰 목소리였는데 방송에 나온 목소리는 맑았다. 하지만 태준이 동생은 `형 목소리는 분명히 틀리고 형수 목소리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며느리 목소리는 분명히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고 아닐 가능성이 60%는 되는 것 같다.

-- 내용에서 틀린 점은.

▲방송에는 `외삼촌에게 속아서 한국으로 갔다'는 식으로 나왔지만 태준이 외삼촌, 즉 내 오빠는 한명뿐인데 이미 6.25 전쟁 때 전사했다. 50년대에 이미 전사해서 경북 영덕군에 있는 묘지에 묻혔다는 내용의 부고장을 당시에 받았다. 또 오빠는 26년생이라서 살아있더라도 그런 짓을 하기 어렵다. 이 부분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다.

-- 또 지적할게 있나.

▲여러분이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아들이 어머니나 동생에게 욕을 할리가 있겠는가. 태준이가 그렇게 말하도록 시킨 것을 보면 북한 당국자들도 매우 아둔하다고 할 것이다. (안씨는 또 `태준이가 동생 이름을 실제 이름과 달리 말한 점도 이상하다'고 지적했지만 유씨가 동생 이름을 실제 이름과 다르게 말했는지, 혹은 유씨는 제대로 말했지만 어머니가 북한 방송을 잘못 들었는지 여부가 분명치 않다는 점을 아울러 밝힙니다)

-- 아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 텔레비전에 태준이 얼굴이 나와야만 믿을 수 있다. 또 그전에 찍어놓은 화면을 편집할 수도 있을테니까 태준이가 직접 자신의 탈북경위와 다시 북한으로 간 이유를 설명하는 모습을 봐야만 믿을 수 있다. 물론 태준이가 정말로 그런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본의는 아닐 것이다.

-- 유태준씨가 아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일단 태준이가 살아있다는 점이 분명해져야만 한다. 손자를 아버지 품으로 돌려보낼지 여부는 태준이가 살아있는지 여부가 확인된 뒤에 다시 생각해보겠다.

-- 북한 당국에 요구하고 싶은 점은.

▲남쪽에 와서 보니까 이쪽에서는 남북 대결 의식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도 북한만 계속 옛날식 대결 방법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억지놀음을 걷어치우고 초보적인 양심을 되찾아야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남쪽 언론 뿐만 아니라 세계 언론에서 우리집 문제의 진상을 해명하기 위해 신경을 좀 써달라. 이 문제는 단지 우리집 문제일 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이고 남과북의 문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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