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갑니다"
김운규 현대아산 사장이 10일 북한측과 합의한 금강산 육로관광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도를 통해 육로관광 노선을 표시해 보이고 있다.

현대아산과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3가지 핵심 현안에 합의함에 따라 고사(枯死) 위기에 몰렸던 금강산 사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됐다고, 10일 현대측은 말했다.

지금까지 해상관광만 가능했던 금강산 관광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육로관광이 병행(竝行) 운영되게 됐고, 관광대가를 관광객 수에 비례해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적자 운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특히 금강산 지역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관광객과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쉬워질 것으로 현대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육로 관광이 실시되고 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남북 당국간 세부 협상과 국내외 기업의 활발한 투자, 컨소시엄 구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육로관광 가능= 현대는 ‘7월 당국간 협상연내 도로 공사 착공내년 하반기 육로 관광 실시’라는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금강산 육로 관광을 위해서는 남측의 통일전망대에서 북측의 고성 온정리까지 13.7㎞ 도로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당국간 합의만 이뤄지면 개통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육로관광 실시가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도로 공사는 군사분계선 지역에 매설된 지뢰 제거와 북측의 유실된 도로 복구가 최대 관건이나 이를 위한 북한 당국과의 협상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당국간에 합의를 본 경의선 복원 공사도 아직까지 착수조차 않고 있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내막적으로 7월까지는 당국간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면서 “경의선은 정치·군사적인 의미가 있지만 금강산 관광은 순수하게 민간 관광사업이기에 전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는 육로 관광만 실현되면 상당한 관광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악산에서 금강산까지 육로를 통해 50분~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여서 연간 1000만명 가까운 설악산 관광객 중 10%만 금강산 관광으로 이어져도 1년에 100만명이 금강산을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관광특구 지정이 먼저 =금강산 육로관광이 실현되기까지는 최소한 1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을 먼저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대는 관광특구 지정을 위한 법률 시안(試案)까지 이미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서는 일단 ▲투자자의 재산권 보장 ▲관광객 자유 통행 ▲외국 상품 자유 반입 ▲국내 은행 지점 설치 ▲통신회선 증설 등은 법적으로 담보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현대는 특구로 지정된 상황에서 북측과 기존에 합의했던 고성항 골프장 건설, 상설 해수욕장 설치·운영, 총석정 관광 개방 등이 이뤄지면 국내외 다른 기업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 수요와 투자 유치는 북측이 금강산 관광특구 지역의 개방 수준을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曺中植기자 js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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