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대표단 수행원 130명중 공식 수행원 10명과 특별 수행원 24명은 말 그대로 치열한 경쟁률을 뚫었다. 특히 민간대표들로 구성된 특별 수행원은 경쟁률이 10대1 이상이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남북 정상회담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끌어가기 위해서는 당국자간 대화 이외에 각 민간부문별 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엄선을 거듭했다고 한다.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박재규(박재규) 통일부장관은 5일 특별 수행원의 인선 원칙에 대해 “이산가족 문제와 남북경제 협력의 활성화, 정상회담 이후 체육·문화·학술 등 각 분야의 폭넓은 교류를 위해 그 대표적 인물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통일부 등은 명단에서 제외된 단체들의 항의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

먼저 10명의 공식 수행원에 든 이헌재(이헌재) 재경, 박재규 통일, 박지원(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청와대의 한광옥(한광옥) 비서실장, 안주섭(안주섭) 경호실장, 수석 비서관 등은 역사적인 정상회담에 배석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수행원 인선의 핵심이었다.

박지원 장관은 대통령 밀사로 회담을 성사시킨 공을 인정받아 1순위로, 이헌재 장관은 우리 경제의 사령탑 자격으로 뽑혔다. 산업자원부 등 나머지 경제장관들도 열심히 뛰었으나 다음 기회로 밀렸고,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이 국가 대 국가의 만남이 아니란 점에서, 국방부 장관은 남북간 군사대치의 특수상황을 고려해 각각 배제됐다.

특별수행원으로는 현대의 정몽헌(정몽헌) 전 회장과 정몽준(정몽준) 의원 형제가 나란히 포함돼 남북경협에 관한 현대의 입지와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회장은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을 활발히 추진한 기업인 몫으로, 정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격으로 각각 선정됐다.

발표 당일까지 경합이 가장 뜨거웠던 분야는 북한에 고향을 둔 이산가족 기업인이었다. 명단이 몇차례 뒤바뀐 끝에 7명의 후보 중 장치혁(장치혁) 남북경협위 위원장, 강성모(강성모) 린나이 코리아 회장, 백낙환(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 등이 낙점됐다. 그나마 이들은 고향투자사업 차원의 남북경제협력을 고려해 3명이나 선정되는 특혜를 얻었다.

반면 종교단체는 참여 욕구가 대단히 강했으나, 종파별 안배가 불가능해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치권 대표로는 정부가 한나라당 몫으로 최종 순간까지 자리를 비워뒀으나 끝내 무산됐다. 또 민주당이 이해찬(이해찬) 정책위의장을 추천한 것과 달리 자민련은 당직이 없는 이완구(이완구) 의원을 파견키로 하자 “방북 대표단도 당내 배려 차원으로 하느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별수행원은 사회단체 대표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보수·진보의 통일운동단체들을 망라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강만길(강만길) 현 상임의장과 전 상임의장이었던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함께 선발됐다.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 남북정상회담 수행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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