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사흘째 영해를 침범한 북한상선들은 우리 해군 경비정 등과 무선통신으로 의사를 주고 받았다.

5일 오전 1시 30분께 우리 영해를 완전히 벗어난 북한상선 대홍단호(6천390t급)도 지난 4일 밤부터 계속해서 해경 경비정과 무선을 교환했다.

대홍단호와 우리의 경비정과 함정, 양측이 주고받았던 교신 내용은 칠흙같이 어두운 해상에서 항해하면서 대치상태를 벌였던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담고 있다.

'본선은 본사의 지시에 따라 현 침로로 항해할 것이다. 국제법상 통항로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6.15 (남북)공동선언에도 명시돼 있듯이 민족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우리의 갈길을 막지말아 달라. 우리는 순수한 민간선박이니 이대로 가겠다'(대홍단호)
'현 침로로 항해하면 안된다. 국제법상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해경정)

'국제적으로 공인된 국제해협을 통과하고 있으며, 자유를 요구한다(대홍단호)
'국교가 수립되지 않아 마찰이 있을 수도 있다'(해경정)
'국제해협을 통과하고 있는데 무슨 마찰인가'(대홍단호)
'국제해협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은)50여년동안 사용하지 않았다. 다음부터 절차(사전통고 및 허가 등 필요한 조치를 뜻함)를 밟아서 하고 오늘밤은 제주도 남방으로 돌아서 가 달라'(해경정)

'여태껏 안 그랬지만 지금부터라도 이렇게 하는게 좋겠다. 남북으로 오가는 것이 좋지 않는가. 절차를 확인해서 서로 절차를 세우자'(대홍단호)
'국가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차후 협의해서 항로를 수립하기 바란다. 귀국에서 따라주지 않으면 본국에서 강제 조치하겠다'(해경정)

'본선의 본사는 다 퇴근했다'(대홍단호)
'국제해협에서 정지가 어렵다면 제주남방으로 우회해 달라'(해경정)

'나도 그러고 싶지만 정해준 일이라 어쩔 수 없다. 양해해 달라. 본사는 해운선박 유한책임 회사로 평양시 중 96동에 있으며, 회사 전화번호는 850-218-111(8818)이며 텔렉스 37005이고 선원은 선장 박명환외 40명이다. 내(선장으로 추정) 나이는 62세다. 우리는 철저히 본사의 지시에 따를 뿐 본사 지시를 어기면 안된다. 이해해 달라'(대홍단호)

'쓰시마해협을 통과할 예정인가'(해경정)
'정확하다'(대홍단호)

'청진 도착 예정 시간은 언제인가'(해경정)
'6월 7일 새벽이다'(대홍단호)

이후 대홍단호는 우리 영해를 완전히 벗어나면서 '영해침범을 안하겠다'는 교신을 끝으로 동쪽으로 항진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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