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일본을 겨냥해 이미 배치된 노동 미사일의 전량 폐기를 검토할 용의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연구소의 이종석(李鍾奭) 박사는 6일 발간된 이 연구소의「정세와 정책」 6월호에 기고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라는 제하의 논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70억∼100억 달러의 청구권 자금이 걸려 있는 북일수교를 염두에 둔 제스처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중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대화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사실 및 논의 여부와 일본측 반응이 주목된다.

이 박사는 또 '당시 북한은 미사일 수출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매년 10억 달러를 보상하라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현금 대신 식량 등 현물 보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미국이 매년 북한이 만든 3기의 인공위성을 외부에서 대리 발사해 주는 조건으로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은 물론 기존시설을 모두 폐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가 미사일방어(MD)체제로 광역화하면서 북한 위협론이 MD 추진의 명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됐다'며 'MD 추진과 북미협상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북미관계 조정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정부의 기본정책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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