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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송영대] 北선박 정선·나포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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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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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대·숙명여대 겸임교수·전 통일부차관

북한 상선이 우리 영해를 동시 다발적으로 침범한 이면에는 고도의 정치적, 군사적 의도가숨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간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와 같은 도발을 한 의도는 무엇일까?

첫째는 김대중 정부와 부시 행정부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전력지원 요구 등 경제지원 요청에 대해 응하지 못했으며, 북한의 자금줄인 현대의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위기에 처했음에도 적극적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였다. 이에 불만을 품어온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기조로 인해 심기가 더 불편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북한은 두 정권에 대해 충격요법을 통한 자극을 가함으로써 상황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 같다. 북한이 무해통항을 원한다면 사전에 한국 정부와 협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나온 것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둘째, 정전협정체제를 와해시킴으로써 그들이 주장해온 대미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도를 지니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 내의 수역을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NLL을 공공연히 침범하는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그들은 이처럼 정전협정체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킴으로써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을 앞당김과 아울러 우리 내부에 북한 상선에 대한 무해통항권 인정론과 ‘교전규칙’ 적용론 간에 싸움을 붙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대처 방안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첫째, 현 군사정전협정의 틀 안에서 사태를 처리해야 한다. 무해통항권은 평화시에 정상적인 국가관계에서 적용되는 원칙이지 법적으로 전시상태에 해당되는 정전협정 하의 남북한 간에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은 아니다. 더욱이 북한 상선의 NLL침범은 정전체제의 와해작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조건부 무해통항 허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착상이다.

둘째,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에 입각하여 대처해야 한다. 기본합의서에 의하면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과 구역은 정전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하여온 구역으로 한다’고 돼 있다. 군사분계선은 육상 분계선을 의미하며 관할구역이란 해상 분계선 즉 영해를 뜻하는 것이다.

이처럼 남북한이 상대측 영해를 존중하기로 약속한 만큼,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은 도발행위가 명백하다. 이 점에서 정부는 북한 상선에 대해 정선명령, 검색, 나포 등 상응한 조치를 취했어야 옳았다.

셋째, 무해통항권 문제는 장기적 측면에서 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협의해야 할 과제이다. 북한은 이미 일방적으로 군사경계수역, 배타적 경제수역, 서해5도 통항질서 등을 선포해 놓고 외국 선박의 북한 영해 접근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무해통항권은 이러한 북한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탕 위에서 논의돼야 하며, 그 경우에도 북한 선박의 남한 영해 통과와 더불어 남한선박의 북한 영해 통과도 함께 실현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북한 상선의 영해침범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표면적인 교류협력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변화되지 않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화해·협력을 추진한다는 햇볕정책의 기조가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가 북한의 도발행위를 군사적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고 정치적 논리로 풀려는 데 있으며 이것은 결국 정부의 정치적 부담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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