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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나라가 어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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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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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어이가 없다.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 치민다. 그리고는 불안해진다. 이 나라가 어쩌다가 이렇게 북한당국의 업신여김을 당하게 됐을까. 어쩌다가 「김정일 장군님이 개척한 항로」 운운하는 북한의 배가 우리 안마당에까지 버젓이 들어와 큰소리 탕탕 쳐도 이 정권은 속수무책으로 「미소」짓기에 여념이 없게끔 됐는가. 우리 국민이 낸 세금의 3분의 1을 쓰는 군은 도대체 무엇하러 있는 것일까. 세금은 북한 배를 「안내」나 해주라고 낸 것인가.

북한과의 공존도 좋고 화해도 필요하다. 북한을 「햇볕」으로 끌어내 북한동포도 잘먹고 잘살게 해주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해서 머지 않아 통일의 길로 간다면 그것은 우리가 오매불망 바라던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과정이 있고 절차가 있어야 한다. 정리해야 될 감정도 있고 오랫동안 서로 다르게 걸어왔던 「길」에 대한 상호간의 양해와 예의도 있어야 한다.

더욱이 남북은 전선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현실에 있다. 그 총이 언제 다시 불을 뿜을지도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거기서 화해로 가려면 서로 지켜야 할 것, 청산해야 할 것, 그리고 공유해야 할 것들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북한당국은 그런 절차와 예의와 호혜적 배려는커녕 대한민국과 그 국민을 너무 업신여기며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린다. 아무런 요청이나 양해없이 마구 디밀고 들어와 『그러니 너희가 어쩔테냐』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무례함이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인데도 보란듯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남쪽이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일까, 아니면 북이 남쪽의 인내심을 시험이라도 해보자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북한의 무례와 국제법 무시와 도전적 작태가 김대중정권의 대북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는 저들이 김 대통령의 「햇볕」과 「선공후득」과 「역사에 남을 통일 업적」을 교묘히 역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저들은 이 정권이 김정일의 답방에 매달리고 있는 한 결코 단호하고 분별있게 북한에 대해 노(NO)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국민의 분노와 허탈은 결국 우리 내부를 향해 뿜어질 수밖에 없다. 호국영령들은 지금 북한의 이른바 「상선」이라는 것들의 침범에 어쩌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오늘의 군을 보고 분노할 것이다.

그런 것들이 하필이면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날에 앞서 시위라도 하듯 벌어지는 오늘의 상황에 더욱 분노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을 서약한 대통령의 선서에 공허함마저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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